세계여행/캄보디아

한개에 완딸라 / 앙코르 여행기 #2 / Jan. 3, 2016

시각 2016. 7. 2. 01:22

Jan. 3, 2016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데 주머니에 라이터가 없다. 바다건너 담배는 챙겨왔지만 라이터는 탑승수속 전 버리고 온 탓이다.

내가 주머니를 뒤적거리자 나의 일일 기사, 제이가 말을 건다. 서로 서툰 영어지만 곳 알아듣더니 저 멀리서 새 라이터를 구해다 주었다. 감사한 마음에 담배 한까치를 건내주자 그때부터 서로 말문이 트인다.


알고보니 제이는 툭툭이로 거진 10년을 일해온 배테랑이었다. 이 일로 돈도 꽤 벌었는지 최신형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었고 왠만한 앙코르 유적지는 전부 꿰고 있는 친구였다. 그는 어디가 좋고 어디는 지나쳐도 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툭툭이 기사. 그들은 단순한 드라이버가 아니다. 나처럼 홀로 캄보디아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겐 좋은 가이드이자 유일한 여행 동반자다. 유적지를 이동하는 내내 함께 붙어있을 수 밖에 없기에 좋은 툭툭이 기사를 만나는 것이 캄보디아 여행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그와 담소를 나누는 중 나는 그에게 앞으로 삼일 동안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흔쾌히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나는 기분좋게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수상사원 네악 뽀안으로 가는 길. 길거리 상인들의 물건들을 보는 것도 눈이 즐겁다.




네악 뽀안으로 가는 길 양 옆으로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신비롭기까지 하다.




풍경에 넋을 잃고 길을 따라가 연못 위의 사원, 네악 뽀안을 만났다.




연못과 어우러진 중앙 성소의 모습이 아름답다.




길 옆으로 왠 사람 몸통만한 장닭이 거닐고 있다. 마치 이 성소를 지키는 영물처럼 늠름한 모습이다.




사원을 가는 길에 본 광경. 마치 거울같다. 네악 뽀안은 웅장하진 않지만 무척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 장소다.




이곳은 따 솜의 입구.




바로 이 유적을 휘감은 고푸라가 있는 장소.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어쩐지 눈에 익은 곳이다.




거대한 나무뿌리 위에서 아이들이 놀고있다. 유적을 휘감은 고목은 아이들에게 그저 놀이터인가보다.




그리고 잊지 못할 꼬마.

빨간 바구니를 들고 조용히 다가오더니 갑자기 한국말을 건낸다. "삼촌, 한개에 완딸라- 두개에 투딸라-"

꼬마가 팔고있는건 냉장고에 붙이는 마그네틱. 전혀 쓸모 없지만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었다.




다음 행선지는 프놈 바켕. 야트막한 언덕 위에 지어진 사원이라 최고의 일몰 포인트로 손꼽히는 장소이다.




청명한 하늘을 발아래 둔 사자. 보기만 해도 듬직하다.




내려다보니 탁 트인 지평선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끝도없는 밀림 한가운데 이런 거대한 문명이 번창했다니 새삼 놀랍다.

사실 이곳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지만 시계를 보니 3시 가량. 일몰 하나 보기위해 이 위에서 서너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나는 시내로 복귀하는 길에 제이에게 부탁해서 남는 시간동안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도착한 왓 트마이. 엄숙함이 장내에 가득한 이곳은 킬링필드 기념관이라 한다.




모셔져있는 희생자들의 유골이 킬링필드의 참상을 소리없이 말해주고 있다. -by 시각